30년 이상 IT 개발부터 스마트공장 컨설팅, 그리고 국내외 ESG 데이터 자문까지, 현장에서 기업의 ESG를 포함한 전체 관리 실태를 지켜보며 얻은 한 가지 확실한 교훈이 있습니다. 바로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성장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ESG는 작금, 더 이상 착한 기업의 구호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심장에는 바로 ‘데이터‘가 있습니다.
첫째, 왜 지금 ‘ESG 디지털 전환’이 시급할까요?
최근 중소·중견기업 담당자분들을 만나면 공통적인 어려움을 토로하십니다. “대기업 고객사가 탄소배출량 데이터를 요구해요.”, “유럽 수출에 CBAM 대응 자료를 내라는데 막막합니다.”, “평가기관마다 요청하는 자료가 제각각이라 매번 야근이고 혼란입니다.”
이 모든 요구의 본질은 하나, 바로 ‘신뢰할 수 있는 ESG 데이터 요구’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담당자 PC에 저장된 엑셀 파일, 부서마다 내 몰라라 하는 입장과 있더라도 불분명한 양식의 보고서, 미완성의 보고서… 이렇게 흩어진 ‘데이터 섬(Data Island)’ 으로는 변화의 파도에 올라탈 수 없습니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요청에 허둥대다 기업의 신뢰도만 깎아 먹는 ‘데이터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뿐입니다. ESG 경영의 첫 단추는 거창한 선언이 아닌, 흩어진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둘째, 집 짓기에 비유한 ESG 데이터 관리
ESG 경영을 ‘멋진 집을 짓는 것’에 비유해 봅시다. ‘2050 넷제로 달성’ 같은 비전은 근사한 조감도입니다. 하지만 조감도만으로 집을 지을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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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데이터 관리 (엑셀, 수기 장부): 손으로 대충 그린 설계도를 가지고, 여기저기서 출처 불명의 벽돌과 자재를 쌓아 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당장은 그럴듯해 보여도, 작은 충격(외부 기관의 데이터 검증)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는 부실 공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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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데이터 관리 (디지털 전환): 정밀한 CAD 설계도를 바탕으로, 모든 자재(데이터)의 규격, 수량, 출처를 명확히 기록하며 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집은 튼튼하고 안전하며, 나중에 증축(사업 확장)하거나 리모델링(새로운 규제 대응)하기도 쉽습니다.
여러분의 ESG 경영은 어떤 집을 짓고 있습니까? 신기루처럼 사라질 모래성이 아닌, 백 년을 버틸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ESG 데이터의 디지털화입니다.
셋째, 우리 기업을 위한 3단계 디지털 전환 가이드
“전문가도, 예산도 부족한데 어떻게 시작하죠?”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거창한 시스템 도입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다음 3단계만 따라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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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데이터 현황 파악 및 핵심 지표 선정 우리에게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하려 하지 마세요. 전기요금 고지서(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처리 확인서, 직원 안전 교육 일지 등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데이터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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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관리 도구(Tool)를 활용한 시스템 구축 과거에는 수억 원짜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습니다. 코딩을 몰라도 앱을 만들 수 있는 ‘노코드(No-code)’ 툴, 예를 들어 ‘앱시트(AppSheet)’ 같은 서비스를 활용하면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우리 회사만의 맞춤형 데이터 관리 앱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장 담당자가 스마트폰으로 매일 에너지 사용량을 입력하고, 그 데이터가 자동으로 취합되어 대시보드에 표시되는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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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데이터 기반의 소통 및 의사결정 체계적으로 데이터가 쌓이면, 이제 자신감을 갖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수 있습니다. 고객사의 자료 요청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 회사의 ESG 성과를 보고서에 담아내며, 더 나아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의사결정까지 가능해집니다.
용어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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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 DX): 단순히 아날로그 문서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전략, 프로세스,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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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코드 (No-code): 전문적인 코딩 지식 없이도 ‘드래그 앤 드롭’과 같은 간단한 방식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개발 환경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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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AM (탄소국경조정제도): EU로 특정 품목을 수출할 때, 해당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만큼의 비용을 부과하는 일종의 ‘탄소 관세’입니다. 정확한 탄소 배출량 데이터 제출이 필수적입니다.
마무리하며
시작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튼튼한 집 짓기가 벽돌 한 장을 쌓는 것에서 시작되듯, 여러분의 ESG 디지털 전환은 엑셀 파일 하나, 데이터 하나를 정리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30년 이상의 경험으로 단언컨대, 데이터로 관리하는 자가 다음 저탄소 시대의 주역이자 도래하는 ESG경영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입니다.
만약 그 첫 번째 벽돌을 어디에 어떻게 놓아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주저 말고 댓글이나 메일로 질문을 남겨주세요.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고유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드리는 것이 제게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2 thoughts on “ESG디지털 전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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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인사이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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